내 인생에 병신같은 순간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첫번째로는 뭐 나쁜 남자라고 하고 병신한테 미쳐서 엄마 아빠랑 사이 안좋아지고 성적 곤두박질(그래봤자 평균 86, 석차 8등정도였음) 친 것 부터 해서 그 새끼 학교 다니는 어떤 여자 선배랑 죽자 살자 싸운 것 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사랑에 혼을 걸었는데 배신당하고, 남자라는 종족한테 열받아보고, 그러다가 제대로된 남자 만나서 그때부터 연애 잘 하나 싶었더니, 또 다른 남자가 좋아졌는데 그새끼는 더 병신. 그래서 개쪽 당하기도 하고.. 후후.. 나의 구연애사는 몇날 몇일을 풀어도 끝이 나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웃음만 나옵니다. 그래도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왜냐면 그 때 그 시절, 그 병신같고, 귀엽기도 하고, 철없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지금이 항상 좋습니다. 이 말인 즉슨, 과거는 잘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중학교때 그 나쁜 개새끼를 만났을 때에도 세상에, 이렇게 달콤하고 스윗한 사람이 있다니 하면서 좋아했고(첫사랑의 황홀함), 20살에 그 천사같은 남자를 만났을 때는 구원을 받았고, 세상엔 나쁜 남자만 있는게 아니구나 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듯 좋아했고, 22살 만났던 그 사람이랑은 주고 받고 왕창 싸우면서도, 사랑이 있어서 지금이 젤루(실제로 이런 단어를 즐겨 썼음. 후후) 행복해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지금 생각하면, 병신같고, 찌질하고, 뭣도 모르는 한 여자의 이야기지만 그 당시엔 저랬습니다. 지금은 안정된 사랑중이라 실제로 제일 즐겁고 행복하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는 과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첫번째로는 지금이 제일 좋고, 찌질하고, 철없고, 병신같은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안정된 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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